반도체(Semicondu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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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자료에서 수집한 반도체 관련 내용을 정리합니다.


2차 세계대전과 계산 능력의 수요

2차 세계대전의 결과는 산업 생산력에 의해 결정되었으나, 새로운 기술이 군사력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1 정밀한 계산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1,000피트 상공 위에서 미국이 떨어뜨린 폭탄 중 목표물에 명중한 것은 고작 20%에 지나지 않았다. 전쟁은 퍼부은 폭탄과 쏘아댄 포탄의 숫자로 결정되었다. 산업 생산력이 중요했던 것이다.

진공관과 디버깅

정확도를 높이려면 더 많은 계산이 필요했고, 전기식 컴퓨터의 발전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2020년대 군사력 경쟁이 AI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전구처럼 보이는 진공관이 전기식 컴퓨터의 초창기 모델에 사용되었다. 진공관에 전류가 흐르면 스위치가 켜지고 차단되면 꺼진다. 불이 들어온 진공관은 1, 불이 꺼진 진공관은 0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진법을 이용해 어떤 숫자건 표현해낼 수 있고, 다양한 종류의 수많은 계산을 처리해 낼 수 있는 이론적 가능성이 열렸다.

진공관은 마치 전구처럼 불빛을 내뿜었기에 벌레가 꼬이기 십상이었고, 엔지니어들은 진공관에 달라붙은 벌레를 떼어내는 주기적인 디버깅(debugging)을 통해 벌레 때문에 생긴 문제(에러)를 해결해야 했다.

반도체의 발견과 트랜지스터

대부분의 물질은 구리선처럼 전류가 자유롭게 흐르거나, 유리처럼 전류를 차단한다. 하지만 반도체는 다르다. 실리콘이나 게르마늄 같은 반도체는 평소에는 유리처럼 그 어떤 전류도 흐르지 못하게 하지만 어떤 물질이 추가되면 전기장(electric field)을 띠고 전류가 흐를 수 있게 된다.

어떤 물질에 다른 물질을 도핑하면 반도체가 된다는 사실은 새로운 유형의 장치를 만들 수 있는 기회로 보였다. 전기 흐름을 발생시키고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1945년 윌리엄 쇼클리(William Shockley)는 반도체 현상을 최초로 이론화하면서 고체 상태 밸브(solid state valve)라는 이름을 붙였다. 쇼클리의 가설에 따르면 실리콘(Si) 같은 반도체성 물질을 전기장 속에서 배치함으로써 반도체의 경계선 인근에 저장되어 있는 자유전자를 끌어들일 수 있었다. 전기장에 의해 충분히 많은 전자가 유도되면 반도체의 경계선은 마치 언제나 다수의 자유 전자를 지니고 있는 금속처럼 작용한다. 즉, 도체로 전환된다.

1948년 1월, 쇼클리는 세 덩어리의 반도체성 물질로 이루어진 새로운 형태의 트랜지스터 개념을 창안해 냈다. 바깥쪽의 두 덩어리는 전자가 남는 물질이어야 하고, 가운데 끼어 있는 덩어리는 전자가 부족한 물질이어야 한다. 가운데 끼어있는 층에 작은 전류가 가해진다면 전체 소자에는 훨씬 큰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 트랜지스터는 가운데 낀 부분에 작은 전류를 주입함으로써 소자 전체의 큰 전류를 끄고 켤 수 있었다.

직접회로(IC)와 ‘칩’의 탄생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의 엔지니어였던 잭 킬비(Jack Kilby)는 1958년 7월, 각각의 트랜지스터를 만들기 위해 별도의 실리콘과 게르마늄 조각을 사용하는 대신, 여러 부품을 하나의 반도체 물질 위에 조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실리콘 혹은 게르마늄 조각 하나 위에 여러 개의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킬비는 자신의 발명에 “집적회로(integrated circuit)“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대체로 “칩(chip)“이라는 별명으로 통했는데 원형의 실리콘 웨이퍼(wafer)에서 잘라 낸(chipped) 실리콘 조각에 집적회로가 구성되기 때문이었다.

페어차일드 반도체와 로버트 노이스

윌리엄 쇼클리의 반도체 랩에서 근무하던 여덟 명의 엔지니어가 쇼클리 반도체를 떠나 페어차일드 반도체(Fairchild Semiconductor)라는 회사를 차렸다. 여덟 명 중 우두머리였던 로버트 노이스(Robert Noyce)는 마이크로 전자 기술에 선구자적 열정을 지녔고, 트랜지스터를 작고 저렴하고 신뢰도 높게 만드려면 어떤 기술 발전이 필요한지 파악해 내는 직관을 갖추고 있었다.

노이스의 칩을 대량 구매한 첫 고객은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였다. 

스푸트니크 충격과 우주개발 경쟁

1957년 10월 4일, 소련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호를 발사했다. 이 당시 미국은 소련의 과학기술과 교육부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며 이를 스푸트니크 충격(Sputnik crisis)라고 한다. 이후 미국은 우주개발과 군비확장과 관련한 과학·기술분야는 물론 교육 분야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워싱턴은 소련의 로켓과 미사일 개발을 따라잡기 위한 프로그램에 착수했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이 인류를 달에 보내겠노라 공언했다.

아폴로 우주선 유도 컴퓨터를 디자인하라는 나사의 과제를 맡은 MIT 계기연구소(MIT Instrumentation Lab)의 엔지니어들은 1959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만든 직접회로를 처음 수령하였다.

우주개발 경쟁 속에서 반도체와 컴퓨터 산업은 급속히 성장하였다.


AI 인프라의 금융화: GPU 담보대출과 ‘네오클라우드’의 부상

2024-2025년, AI 인프라를 둘러싼 가장 큰 변화중 하나는 GPU가 ‘담보 가능한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2025년 여름, 실리콘밸리에서는 다소 낯선 금융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스타트업들이 엔비디아 GPU를 담보로 대출을 받고, 그 돈으로 다시 GPU를 사들이는 구조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헤지펀드들이 미국 국채를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모습과 닮아있다.

빠른 AI칩의 매력이 커졌고, 이로 인해 칩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GPU를 담보로 자금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 Crusoe: 엔비디아 GPU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사업을 운영하며, Brookfield로부터 $7억 5천만 대출 확보
  • Lambda Labs: 엔비디아 GPU를 담보로 $5억 자산담보대출(ABL) 조달
  • CoreWeave: 2025년 중반, $23억 담보부 부채 패실리티 체결

CoreWeave는 2025년 3월 OpenAI와 약 $120억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OpenAI의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하고 구동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기로 했다. OpenAI가 최대 파트너인 MS에 대한 의존도를 넘어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PitchBook(Q1 2025, Q2 2025)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미국 벤처 대출의 38% 이상이 AI스타트업으로 흘러갔고, Finantial Times 보도에 따르면, GPU 담보대출 시장 규모만 $110억에 달한다고 한다. 블랙스톤, 핌코, 칼라일, 블랙록 등이 AI제품을 개발하는 기술 그룹에 클라우드 컴퓨팅을 제공하는 “네오클라우드” 기업에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부채 시장을 창출했지만, 그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는 것이 요지이다.

미국 VC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전반적인 투자 위축을 겪고 있다. LP(연기금,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금 모집은 감소하고, 벤처 수익률 저하로 신규 자금 유입이 꺼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AI 분야만은 예외이다. 초기 단계 기업에 자금이 몰리고 있고, 특히 GPU,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처럼 비용이 많이 필요한 영역에서 대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담보인 GPU의 가치 하락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GPU는 2-4년만 지나도 속도 및 전력 효율이 신제품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게임 혹은 소규모 기업 외에는 중고에 대한 수요도 제한된다.

또한 신제품이 출시될 경우 기존 제품의 가격이 하락할 수 있으며, 이경우 기존 담보 가치 하락은 추가 담보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2026년 출시 예정인 루빈(Rubin)이 등장하면 기존 호퍼(Hopper), 블랙웰(Blackwell) GPU 가격이 20-30%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벤더 파이낸싱(Vendor Financing)

벤더 파이낸싱은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자사의 고객에게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즉, 고객이 은행 등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공급업체가 직접 대출, 리스, 보증을 제공해 제품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은행은 대출 수요가 있는 기업의 수익화 가능성과 수익성에 대한 추정이 어렵기 때문에 대출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매출 확대에 기여하지만, 수요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과잉 설비와 부실채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시기, 시스코는 자산의 금융 부문인 Cisco Capital을 통해 통신사 및 인터넷 기업 고객에 대출과 리스를 제공했다. 이로 인해 시스코 장비의 판매는 급증했으나, 많은 고객사가 수익을 내지 못해 대출 상환이 어려워졌다. 결국 시스코는 부실채권을 인식하고 대손충당금을 크게 쌓아야 했으며, 이는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Cisco Capital 사례는 벤더 파이낸싱이 “가짜 수요”를 만들어낼 위험이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며, 클라우드 인프라 신생 기업과 밀접한 금융, 판매 관계를 맺고 있다.

  • CoreWeave: 엔비디아는 2023년 CoreWeave에 직접 투자했다.
  • GPU 담보 대출: CoreWeave는 엔비디아의 GPU(H100)를 담보로 23억 달러 규모의 채무를 조달했다.
  • 구매 보증 계약: 2025년 9월, 엔비디아와 CoreWeave는 63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CoreWeave가 판매하지 못한 인프라 용량을 엔비디아가 구매 보증하는 형태다. 이는 과거 시스코와 유사하게 공급자가 고객의 수요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로 볼 수 있다.

NVIDIA, 오픈 AI에 투자 계획

2025년 9월, 엔비디아는 OpenAI에 최대 $1,000억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OpenAI는 자금 부족 문제로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CoreWeave와 같은 신생 클라우드 기업의 용량을 활용한다. 이로 인해 NVIDIA → CoreWeave(투자/보증) → OpenAI(수요처)라는 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AI데이터센터 수요가 예상보다 낮을 경우, CoreWeave와 같은 기업은 과잉 설비를 떠안게 된다. 또한, GPU 자체가 담보로 설정되어 있어, 기술 가치 하락 시 금융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오라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진출

엔비디아의 GB200 블랙웰 GPU는 출시 초기부터 발열 및 연결 문제가 불거졌다(관련 기사). 이에 제품을 테스트해본 구글, 아마존, MS 일부가 주문을 축소하거나 지연하기도 했다.

반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오라클은 액체냉각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GB200을 전면에 도입했다. 최신 GPU를 많이 보유한 덕분에 2025년 9월 오라클은 FY26 1Q 수주잔고(RPO)가 전년 대비 359% 급등하며 주가도 급등했다. 오라클은 베어메탈 전략(기업 전용 서버 제공)으로 기존 빅테크와 차별화를 노렸고, OpenAI, xAI 등은 최신 GPU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오라클과 계약했다.

학습에서 추론으로

최근 AI 인프라는 학습(training) 중심에서 추론(inference)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학습 단계에서는 고성능의 범용 GPU가 필수였지만, 추론 단계에서는 정해진 모델을 실행하는 데 최적화된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 맞춤형 칩)이 전력 소비, 비용, 효율면에서 더 유리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예를 들면, AIchip CEO는 특정 추론 작업용 ASIC이 GPU 대비 성능 대비 가격에서 약 40% 우위일 수 있다고 말한다.

GPU에 대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은 빅테크 기업들에게 자체 칩 전환이라는 새로운 길을 유도했다. 여러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발맞춰 자체 AI 칩 또는 맞춤형 ASIC을 개발 또는 조달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엔비디아의 독점 공급 능력에도 균열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자체 칩 개발을 통해 추론용 작업을 ASIC 기반으로 이전할 수 있다면, 가격 및 전력 소비 경쟁력이 낮은 GPU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이들의 자체 칩은 추론(Inference)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어, 향후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군다나 플랫폼 및 SDK, 컴파일러들이 점점 GPU로부터의 추상화를 강화하면서, 다양한 하드웨어에 모델을 배포할 수 있게 하는 기술들로 발전하고 있다.

AI 프로그래밍 생테계의 중심은 여전히 엔비디아의 CUDA가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PyTorch 2.x (컴파일러 최적화), OpenXLA (멀티칩 대응), AMD ROCm, Trion 등이 CUDA에 대한 종속성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 완전한 대체는 아니지만, CUDA 독점 체계 균열의 시작은 분명하다.

Bear들에게는 아주 흥미로운 거리가 생긴 것이다.

  • 2001년 IT버블은 인터넷 관련기업에 금융기관이 과도한 투자, 대출을 해준 것이 원인이었고,
  • 2008년 금융위기는 금융기관이 주택을 담보로 무조건적 대출을 해주었고
  • 2025년은 GPU에 무리한 대출을 해준 것이 원인이 될지도?
  1. 크리스 밀러, 칩워, 부키(2023.5.19.)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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